
2025년 4월 21일,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과 수많은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셨습니다. 266대 교황으로서의 여정을 마치며, 그는 믿음과 사랑, 그리고 겸손으로 가득 찬 삶의 본보기를 우리에게 남기고 떠났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으로,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Jorge Mario Bergoglio)였습니다. 그는 2013년, 베네딕토 16세의 전격적인 퇴위 이후 선출된 교황으로, 중남미 출신 최초이자 예수회 출신 첫 교황이라는 점에서 이미 역사적인 인물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은 가난한 자들의 수호성인 프란치스코를 따온 것으로, 그의 교황직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줬습니다.
그의 재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 중 하나는 2014년 한국 방문이었습니다. 그는 서울과 대전, 충청도 일대를 직접 찾았고, 특히 세월호 참사로 슬픔에 빠졌던 유족들을 따뜻하게 위로하며 많은 한국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당시 그는 세월호 유가족과 직접 만남을 갖고 그들의 손을 잡으며,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함께 울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검은 리본을 달고 미사를 집전하며,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던 그의 모습은 전 세계에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의 12년 교황 재임 기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전통적인 틀 안에서도 끊임없는 개혁과 소통을 시도했습니다. "문을 닫은 교회가 아닌, 세상으로 나아가는 교회"를 강조하며 노숙인과 이민자, 환경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낮은 자세로, 교황궁 대신 일반 게스트하우스에서 생활하며 ‘권위’보다 ‘친근함’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기후 위기’와 ‘빈곤 문제’에 대한 그의 목소리는 국제 사회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2015년에 발표한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는 환경과 인류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해 모두가 행동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고, 이는 종교를 초월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늘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인간 가족입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그는 동성애자, 이민자, 장애인 등 사회에서 외면받는 이들을 따뜻하게 품었습니다. 종종 보수적인 비판을 받았음에도 그는 자신의 길을 굽히지 않았고, 오히려 더 많은 이들이 그의 모습에서 종교의 본질을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그의 마지막 순간 역시 조용하고 겸손했다고 전해집니다. 거대한 무대 위의 영웅이기보다는,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다정하고 인간적인 지도자였던 그는,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그의 말과 행동, 남긴 메시지는 여전히 살아 숨 쉬며 우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당신은 오늘, 약한 이들을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 그의 삶은 단지 한 교황의 여정을 넘어, 모든 이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이웃을 바라보게 하는 거울이었습니다.
그가 남긴 흔적은 깊고 따뜻합니다. 우리는 이제,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평화와 사랑의 삶을 걸어간 그의 마지막 여정을 깊이 가슴에 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