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접합니다. 광고, 뉴스, 강의, 이메일, 회의 속 발표까지—모두가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애쓰지만, 그중 기억에 오래 남는 메시지는 극히 드뭅니다. 그렇다면 왜 어떤 메시지는 단번에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고, 또 어떤 메시지는 금세 사라질까요?
칩 히스와 댄 히스 형제가 쓴 『스틱(Stick)』 은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시합니다. 저자들은 수년간의 연구와 수많은 사례를 통해 “달라붙는 메시지(sticky message)”가 갖춰야 할 6가지 원칙을 정리했습니다. 이 원칙들은 마케팅, 교육, 정치, 리더십, 개인 커뮤니케이션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규칙으로, 누구나 연습을 통해 체화할 수 있습니다.
저자와 책의 배경
칩 히스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로 조직 행동과 창의적 사고를 연구했고, 동생 댄 히스는 듀크 대학교 CASE 센터에서 사회 혁신 프로젝트를 이끌었습니다. 두 사람은 “왜 어떤 아이디어는 세상을 바꾸고, 어떤 아이디어는 외면당하는가?”라는 공통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스틱』은 이 고민의 산물로,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실제 사례를 통해 메시지가 달라붙는 법칙을 밝혀낸 실천적 지침서입니다.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마케터와 기업가뿐 아니라 교사, 강연가, 활동가, 부모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었습니다.









SUCCESs 원칙: 달라붙는 메시지의 6가지 조건
저자들은 기억에 오래 남는 메시지가 공통적으로 지니는 여섯 가지 속성을 SUCCESs라는 약자로 정리했습니다.
1. Simplicity (단순성)
메시지는 단순해야 합니다. 단순하다는 것은 얕다는 뜻이 아니라, 핵심만 남기고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것입니다.
- 사례: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경영 전략은 단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우리는 저가 항공사다.” 이 단순한 정의가 수많은 의사결정을 가이드하는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 적용: 한국 기업의 브랜딩에서도 핵심 가치 한 줄을 잡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황한 설명보다 소비자가 단숨에 이해할 수 있는 한 문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2. Unexpectedness (의외성)
사람들은 예상을 깨뜨리는 순간 주목합니다. 의외성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메시지를 오래 붙잡게 합니다.
- 사례: 안전벨트 착용을 알리는 캠페인에서 단순한 교통사고 통계 대신, “충돌 시 아이가 앞좌석까지 날아갈 수 있다”라는 구체적이고 충격적인 장면을 제시했을 때 효과가 훨씬 컸습니다.
- 적용: 프레젠테이션이나 강연에서 예상 밖의 질문이나 이야기를 던지면 청중이 집중합니다. “여러분, 이 방 안에 있는 절반은 이 메시지를 기억하지 못할 겁니다. 왜일까요?” 같은 시작이 좋은 예입니다.
3. Concreteness (구체성)
추상적인 개념은 쉽게 잊히지만, 구체적인 이미지는 머리에 오래 남습니다.
- 사례: “1억 명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자”라는 목표보다, “탄자니아의 아이들이 더 이상 진흙탕에서 물을 길어오지 않게 하자”는 구체적 서술이 더 강하게 와닿습니다.
- 적용: 한국에서 환경 캠페인을 진행할 때도 “탄소 배출을 줄이자”라는 추상적 메시지보다 “내가 하루에 쓰는 일회용 컵이 연간 몇 그루의 나무를 베게 한다”는 구체적 표현이 설득력을 가집니다.
4. Credibility (신뢰성)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는 메시지를 받아들입니다. 신뢰성은 권위 있는 출처, 구체적 수치, 경험담에서 나옵니다.
- 사례: “10명 중 9명이 이 약을 선택했다”는 문구보다 “서울대병원 임상 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되었다”는 표현이 더 신뢰를 줍니다.
- 적용: 블로그 글을 쓸 때도 단순히 주장하는 것보다, 연구 자료나 실제 사용자 후기를 인용하면 설득력이 배가됩니다.
5. Emotions (감정)
인간은 이성적 계산보다 감정에 더 쉽게 움직입니다. 메시지가 감정을 건드릴 때 사람들은 더 오래 기억하고 행동으로 이어갑니다.
- 사례: 기부 캠페인에서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굶주린다”라는 말보다 “이 아이, 사라를 도와주세요”라는 개인의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은 기부를 이끌어냈습니다.
- 적용: 제품을 홍보할 때 단순히 기능을 나열하기보다, “이 제품이 당신의 하루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감정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6. Stories (스토리)
스토리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사람들을 행동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 사례: 미국에서 CPR 교육을 할 때, 단순히 매뉴얼을 나열하는 것보다 “당신의 아이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 이 3단계를 기억하세요”라는 시나리오식 설명이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 적용: 한국 기업들이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스펙보다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스틱』의 실제 적용 사례
『스틱』에서 제시한 원칙은 수많은 현장에서 검증되었습니다.
- 광고와 마케팅: 애플의 “Think Different” 캠페인은 단순하면서도 의외성을 담았고, 아이콘을 내세운 스토리텔링으로 소비자의 감정을 자극했습니다.
- 교육: 교사가 “에너지 보존 법칙”을 설명할 때, 추상적 정의 대신 “롤러코스터가 꼭대기에서 내려올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이야기하면 학생들이 훨씬 잘 기억합니다.
- 정치와 사회 운동: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 “I Have a Dream”은 단순하고 감정적인 스토리 구조로 세대를 넘어 기억되고 있습니다.
한국 독자들이 얻을 수 있는 교훈
한국 사회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어디서나 콘텐츠가 쏟아집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말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기억되느냐입니다.
『스틱』은 한국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실질적 활용법을 제안합니다.
- 프레젠테이션 준비: 단순히 자료를 나열하지 말고, 핵심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고, 청중의 예상을 깨는 장치를 넣으세요.
- 브랜드 마케팅: 제품 기능보다 고객의 감정을 자극하는 스토리를 강조하세요.
- 교육과 강의: 구체적인 사례와 스토리를 활용해 학생들이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게 하세요.
- 자기계발: 일상 대화에서도 메시지를 단순화하고, 구체적인 비유를 사용해 보세요.
마무리: 달라붙는 메시지를 만드는 힘
『스틱』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이론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기억과 설득의 매커니즘을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이 책이 알려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 핵심을 단순하게 정리하라.
- 예상 밖의 전개로 호기심을 자극하라.
- 구체적인 사례와 이미지로 설명하라.
- 신뢰성을 확보하라.
- 감정을 움직여라.
- 스토리를 통해 행동을 이끌어내라.






결국 메시지는 정보가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는 힘입니다. 『스틱』은 그 힘을 길러 주는 안내서이자, 우리가 매일 주고받는 말과 글을 더 오래, 더 강하게, 더 효과적으로 남길 수 있는 도구입니다.
누구나 스틱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연습과 실천입니다. 오늘 내가 전하는 한 문장이 내일 누군가의 머릿속에 남아 행동을 바꿀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메시지의 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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